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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It Yourself

초저가형 CNC자작에 도전

오래전부터 하고싶은 숙원사업중에 하나가 CNC를 만드는 것이다. CNC는 Computer Numerical Control의 약자로 컴퓨터로 제어되는 공작기계를 말한다. 공작기계를 만든다고 하면, 보통사람들은 미친거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그 공작기계를 자작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젠 자작키트도 나오고, 우리나라에도 자작 카페가 여러개 운영되고 있다.


국내의 자작 사례들을 보면 대게 백만원은 기본적으로 넘는 비용을 들인다. 그래서 나도 마음은 있으나 선듯 뛰어들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인터넷에서 MIT학생이 100달러 이하에 만든 CNC를 보게 되면서 부터 이제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100달러 짜리 CNC는 합판으로 몸통을 만들고 에폭시본드를 대폭 사용하여 부품수와 비용을 줄인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선 조종 비행기동체나 로봇 동체용 FRP몰드를 스티로폼으로 깎거나 아크릴판이나 알루미늄 판같은 것을 절단하는 것 정도 이기 때문에 그리 엄청난 정밀도를 필요로 하지 않아서 굳이 두꺼운 통알루미늄판같은 재료를 쓰고 정밀한 리니어가이드나 볼 스크류 같은 비싼 부품을 쓸 필요도 없으니 위의 학생이 만든 구조를 약간만 키워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공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될것 같았다.

먼저 사이즈를 정해야했다. 이부분 정말 고민스러운 것이어서 예전에도 한참 고민만하다가 접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왠만한 아크릴같은 평판재료의 판매되는 기본사이즈를 그대로 얹을 수 있는 사이즈였으면 했고,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것이 다음번 프로젝트로 생각중인 쿼드콥터의 프로펠러 가드를 FRP로 만들때 깎을 몰드의 크기였다. 프로펠러를 대략 12인치정도의 크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가공영역이 대략 400mm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았다.

가공물의 높이는 예전에 만든 펫토이봇의 바디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인 100mm정도만 하려다가 추후 3D프린터로의 확장까지 고려하여 150mm로 잡았다. 이제와서 보면 좀 과하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미 부품 주문도 다 해버렸고, 뭐 일단 만들어보는거다. 나중에 수정도 가능하니까

기본 설계하면서 작성한 부품 목록 이다. 알루미늄 압출 프레임의 사용을 고려해보려고 가격 알아보다가 바로 포기했다. 몇개 사지도 않았는데 바로 합판가격을 넘어 버린다. 합판의 강도가 알루미늄보다 그리 떨어지 않는다고 본다. 진동흡수면에서는 더 뛰어나지 않을까 기대중이다.

애초에는 집에 굴러다니던 23mm두께의 책상상판을 쓰려고 설계하다가 다른 사람들도 보고 만들 수 있는 범용설계가 되려면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로 설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히 포기하고 18mm짜리 합판을 전체에 적용하기로 했다. 좀 얇은 듯도 하지만 한계까지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가기로했다. 약하면 보강하면 되니까!

대략적인 외형은 아래와 같이 생겼다. 가로 폭이 566mm 앞뒤 너비가 646mm 높이가 549mm이다. 모터랑 리드스크류 스핀들 등이 없어서 좀 썰렁해보인다.



지금까지 비용이 대략 30만원 약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정도 가공영역을 가진  CNC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모델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이런것을 자작하는 사람들의 기본 마음자세인 '고성능 추구'와는 매우 다른 '저가격실현'이라는 개발 방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무난히 세계 최저가 기록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월8일까지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보려주기로 했는데 예상치 못한 부품 배송 문제 등으로 매우 빡빡할것 같다. 아직도 컨트롤러 기판 설계를 하지 못해서 큰일이다. 서둘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