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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hink

통신시장에 대한 매우 과격하고 주관적인 예측 혹은 바램

휴대폰과 인터넷 전화가 만났다는 이야긴 아니고 만나길 바란다는 이야기이다. 통신 서비스에 대한 나의 바램되겠다. 예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 (이동통신 반값 가능하다)을 쓴적이 있었지만, 이젠 그 이야기를 좀 더 구체화 해 볼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올린 글의 요지는 인터넷 전화와 이동통신을 통합하고 wifi를 이용해서 이동통신망의 부하도 줄이고 가격도 반으로 낮추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번 글을 쓴 이후로 통합엘지텔레콤의 회장은 통신을 버린다라는 말까지 써 가며 새로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결의를 보였고, KT도 많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SKT마저 무선랜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흡하긴 하지만 MVNO 법도 통과되어서 좀 더 내가 바라는 서비스가 실현될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전화 복잡한 교환시스템이 없어도 전화기들끼리 알아서 통신이 가능한 인터넷 전화의 시대가 열렸다. 예전의 교환시스템과 비슷한 것이 전화번호와 ip주소를 매칭시켜주는 것 정도이다. 전화계의 DNS라고 할 수 있겠다. 스카이프는 자사회원들 같에 그런 연결은 무료로 해주고 있고 많은 인터넷 전화업체들도 기본요금만 받고 자사 고객간의 연결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결국 돈이 드는 곳은 무선인든 유선인든 인터넷 연결 서비스일 뿐이다.

결국 미래엔 인터넷 연결 서비스만 유료로 남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전화요금이란 것은 사라지게 될 운명임이 자명하다. 집에서는 wifi를 통해 집의 유선인터넷을 통해 인터넷전화를 하고, 밖에서는 이동통신망을 통해 인터넷 전화를 한다. 데이타 통신도 물론 그렇게 한다. 시내외는 물론 국내외 통화도 가격이 다를 이유가 없다. 인터넷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만간 국제전화가 더 비싸던 시절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전에 시외전화가 시내전화와 같을 것을 상상이나 했었나? 하지만 실현됐다. 기술적으로 시외가 시내보다 더 비쌀 이유가 없고 국외가 국내보다 비쌀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게 인터넷 기술이다. 기술의 발전은 같은 수준의 서비스의 비용을 낮춰왔다. 기업은 항상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유지해왔을 뿐이다.

통신회사들은 이런 흐름에 맞게 약속이나 한 듯 이미 모두 합병을 마쳤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모 회장님 처럼 통신을 버릴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기존의 통신 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전화를 유무선 인터넷간에 끊기지 않고 연결되도록 하는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집에서 전화를 하다가 집 밖으로 나가도 끊기지 않도록 핸드오버 해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해야 한다. 비싸고 유지비 많이 드는 쓸데없는 교환기는 어서 집어 치우고 인터넷 전화방식으로 모두 바꾸어야 한다.  

시장에는 이미 여러 혁신적인 인터넷 전화업체들이 등장했다. 거기에 아이폰까지 가세하여 이동전화 시장에도 인터넷 전화 열풍이 불어올 기세다. 모든 아이폰에 동일한 프로그램이 깔리면 깔릴 수록 순간 이통사의 교환기는 필요성이 줄어든다. 프로그램을 제공한 사업자가 전화번호와 IP주소를 매치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아이폰도 푸시 노티피케이션으로 인커밍콜을 대신하게 되면 멀티태스킹이 안되도 인터넷 전화를 받는데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아직 그런 앱이 안나왔을 뿐이다. 앞으로 나오게 될 스마트폰은 인터넷 전화를 쓰기 훨씬 편하게 나올 것이 뻔하다.

 
심지어 타회사의 인터넷전화가입자에게 공짜 전화를 걸 수 있는 gizmo5의 Backdoor Dialing


전화질이란 건 주로 지인들 간에 오래 하게 마련이다. 스마트폰들로 연결된 지인들간의 통화가 모두 인터넷 전화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음성통화 요금을 스마트폰 요금제라는 식으로 뭉터기로 지불할 일은 없다. 기기값 다 내고 전화기를 사서 요금제를 자유롭게 바꾸는 편이 오히려  더 돈이 덜 든다. 

남에게 쫒겨서 어쩔 수 없이 바꾼다면 당연히 제대로 준비를 할 수가 없다. 그러니 미리 준비해서 앞서 나간다면 통신이 격변기에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게 바꾼다고 돈을 더 많이 벌 수는 없다. 단지 망하지 않는 것 뿐이다. 세상은 바뀌었다. 통신을 버려야 하는 시대엔 통신으로 예전 만큼 돈을 벌 수는 없는 법. 돈을 더 벌고 싶다면 애플처럼 프로그래머들과 수익을 나누거나 음반사들과 수익을 나누거나 출판사와 수익을 나누는 전략이 필요하다.

통신 시장은 연탄장사와 비슷해져 버렸다. 뭐 사실 연탄장사 보다는 신세가 좀 나아 보이긴 한다. 하지만 잘나가던 시절이 지났다는 점에선 같다. 기술의 발전은 돈주머니를 한 곳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가게 마련이다. 기술은 기업가가 발전시키고 기업가는 소비자의 마음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업가들 사이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에 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100년전 대기업이 아직도 대기업으로 남아있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신사의 시장규모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경쟁사에 흡수 될 것이고, 그런 시장 점유율 늘리기 만이 수익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여러 통신회사들의 통합을 거쳐서 다국적 통신회사들이 늘어 나지 않을까 싶다. 그때 통합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회사는 인터넷 전화시대를 미리 준비하고 앞서간 회사들이 될 것이 뻔하다. 

5년 후에도 회사 이름이 남아 있길 바란다면 지금 부터 움직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