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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to make - Planning

인간중심의 혁신이란 말이 뜨려나?


오늘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SK 텔레콤에 들어갔는데, 일하게된 사업부문이름이 HCI (Human Centered Innovation) 그룹 이란다. 기존에 많이 쓰던 Human Computer Interation의 약자는 아니다.
우리말로 인간중심의 혁신 되겠다. 내 블로그의 제목과 같다. 누가 먼저냐고 순서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그리 새로운 개념도 아니니까.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이코노믹 리뷰에 나왔던 기사가 뜬다.
한번 보시길 ->  SKT ‘핵심 브레인’ IMO를 벗긴다 

그 돈 잘 버는 SK텔레콤도 위기 의식을 가지고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한 듯하다. 일반 기업에서 나오기 쉽지 않은 용어가 나온걸 보니 그 조직을 맡고 있는 새로온 상무가 컨설팅 회사인 모니터 그룹 출신이란다.

몇 년 전 블루오션 전략이란 책이 대 유행을 하면서는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개념이 일반적으로 퍼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듯이, 이번 SK텔레콤의 행보가 인간 중심의 혁신 컨성팅 업의 시장 창출에도 기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간 사업을 해오면서 이 분야의 컨설팅업을 시작해보려고 많이 고심해봤으나 쉽지 않았다.
기존의 마케팅 리서치 회사처럼 리서치 회사로서 자리매김을 하는것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고 그렇다고 이미 리서치 회사들이  낮추어 놓은 가격이 컨설팅 회사 이름 단다고 바로 올라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 신규 컨셉 개발 일이 종종 맡겨지긴 한다. 그러나 파는 방법을 주로 고민해온 마케팅의 체질상 사용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성공 할 수 있는 신규 컨셉 개발일은 노하우도 없을 뿐더러 이런저런 방법 끌어다가 해봐야 들이는 노력에 비해 받는 단가가 비슷하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마케팅 리서치 회사들도 내부적으로 신규 컨셉 개발 부서를 홀대하는 분위기도 있는것이 현실이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에는 손쉽게 할 수 있는 설문조사(정량 조사)일이 훨씬 수익 성이 높다. 같은 금액이라도 기간이 빨리 끝나고 새로운 방법론을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미 정해진 길을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런 반면에 정성조사를 주로하거나 곁들이게 되는 신규 컨셉 개발 프로젝트는 아직 우리나라 마케팅 리서치 회사들에는 제대로된 방법론이 전파되지 않은 듯하다.

기본적으로 설문 조사로는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 내기 어렵다. 마케팅 리서치 책에도 나와 있듯이 정성조사로 컨셉을 만들고 정량조사(설문)로컨셉을 검증해보는 것이 수순이고, 각 조사 방법의 역할이다.
조사를 하는 당사자가인 설문작성자의 생각의 범위내에서 질문과 대답이 만들어지는 설문조사로, 조사자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사실이 밝혀질 수 있는가? 없다.

설문 조사는 컨셉이 만들어 진 후에 컨셉의 수용도를 조사하는 데에 쓰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 경우에 따라 적중율이 널뛰기를 하는지라 완전히 믿기는 어렵다. 김치냉장고 처음에 만들어서 쓸꺼냐고 물어봤을 때 다들 안쓴다고 했단다 ㅎㅎ
설문조사는 가격 결정하는데는 어느 정도 쓸만 한듯 싶다.

대기업에서 혁신이 이루어지기 어려운것이 정량조사에 기반한 신규사업 진출결정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정성조사는 숫자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정량 조사는 맞는가?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쓸지 않쓸지 물어보는데 대답이 제대로 나올리가 없다.
MBA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에선 경영학에서 배운 마케팅 리서치의 틀을 벗어나기 힘든 듯하다.

Doblin group이나 IDEO 처럼 ethnography에 기반한 정성조사를 제대로 하여 신규 컨셉을 만들어 낼 줄 아는 마케팅 리서치 회사는 아직 우리나라엔 없는 것으로 안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는 그런 회사들 이름을 잘 모른다. 저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디자인 회사니까 ^^
지금은 Sapient에 매각 되어 없어졌지만, 예전에 있던 E-lab도 도블린의 사람들처럼 디자인내지 사회학자들이  기반이 되어 창립되어 활동하던 혁신 컨설팅  회사였다.

신규컨셉 개발일은 그럼 경영학과 출신은 못하고 디자인과 출신들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절대 아니다. 기존에 해오던 틀에서 벗어난다면 경영학과 출신도 할수 있고 이쁘게아름답게 만드는게 디자인이고 감성을 만족시켜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할 생각도 못하는게 인간중심의 혁신이다.

혼란을 피하기 위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신규 컨셉은 인간중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나 인간중심 일때, 그러니까 사람들의 니즈에 기반했을 때 비로소 성공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필요로 할 것을 만들어야지, 새롭기만 한데 사람들이 필요로 하지 않고 기술적인 완성도나 성능만 높은 것은 내놔봐야 별 볼일 없다는 말이다.
화상통화되는 휴대폰처럼 말이다. show? 한마디로 쑈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들의 니즈를 알아내는 것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예전에 발명상 탄 어린이가 하는 말 있지 않은가? '엄마가 부엌에서 ㅇㅇ를 하시는데 불편해 하시길래 만들었어요' 바로 그거다.
그렇게 생각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고 쉬운 것이다.
그러나 맘먹고 지금 당장 부엌에 가서 어머니께서 무엇이 불편하신지를 알내려고 들여다보고 있어봐라. 쉽지 않다

뛰어난 발명가들이나 새로운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기업가들은 그런 것들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눈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런것을 반복하는게 쉽지가 않은 것이다. 할때마다 성공하기는 누구도 어렵겠지만 성공율을 높이는 방법만 있다면 왜 안하겠는가?

그런데 안하는 기업들이 훨씬 더 많다. 이미 성공한 사업분야에서지니고 있는 기술이나 상품을 어떻게 하면 더 팔아 먹을까를 생각하다보면 가진 기술을 조금씩 고쳐서 더 팔아보려고 내 놓기 쉽다.
화상통화 휴대폰 처럼 말이다.
 
통신 속도만 빨리하면 최고인줄 아는 이동통신 회사들은 그간 휴대폰의 데이타 통신 속도의 향상에 매진해 왔다. 그러다 3G에 와서 옴팡 피보고 있다.
개발하려면 아예 속도도 빠르고 가격도 싸게 개발해서 화상전화를 같은 가격에 내놓으면 사람들이 쓰겠지만, 그래가지곤 그간 투자한 개발비를 못뽑을 테니 그러기도 힘들고 오도가도 못하는 형국이 된것이다.

그중 SK텔레콤이 젤 먼저 정신을 차린듯 싶다. 제대로 해주길 바란다. 이번에 거기 들어간 내 후배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그 후배가 맘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인간중심의 혁신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 줘야 나도 사업을 해볼만한 시장이 생기지 않겠는가? ^^